
내가 사는 동네에는 금강錦江이 흐른다. 보면 볼수록 정이 가고 아름다운 강이다.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든다. 그럼에도 나는 여태껏 금강을 잘 몰랐다. 금강, 그 이름 말이다. 아무래도 ‘금’자가 들어가니 쇠 금자를 쓰려니 생각하고 있었는데, 얼마 전 금강수목원에 놀러 갔다가 금강 금이 쇠 금이 아니라 비단 금錦자임을 알게 됐다. 어림짐작막연무지! 저 아름다운 강은 금 같은 강이 아니라 비단 같은 강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. 쇠 금도 화려하고 보물스러운데, 비단 백帛에 쇠 금金을 더한 금錦은 어찌 보면 금金보다 더 화려하고 보배롭고 가장 높은 아름다움을 의미하는 끝판왕 글자이지 않을까? 그러니 내가 금강을 생각했을 때 그 느낌만은 그런대로 정확했노라고 변명해 본다. 끝으로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더하자면, 금강 물줄기를 따라 난 금강 자전거길에는 카페 몇 개가 보이는데, 그중엔 ‘Golden River’라는 곳도 있고 ‘비단 가람’이라는 카페도 있다. 이도 저도 모두 번쩍이는 아름다움을 뜻하니 두 카페 사장님 모두 이름을 잘 지으셨다.